광야 7

광야의 사람들 - 꿈란 공동체

유대 광야에는 빛의 아들들이라는 특별한 공동체가 있었다. 유대인 남자들만 모여 살았던 이 특별한 공동체는 자신들을 빛의 자녀 , 정의의 자녀들 , 경건한 사람들 , 의로운 사람들 , 영으로 가난한 사람들 , 이라 칭했다. 세상을 버리고 광야로 나와 마지막 시대를 기다리며 예루살렘 성전의 제사 대신 기도와 거룩한 생활로 성전의 제사를 대신하는 특별한 공동체였다. 1947년 베두인 목자들에 의해 발견된 사해 두루마리 사본을 통해 꿈란 공동체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동체의 사람들은 낮에는 일을 했고 밤이 되면 조용한 가운데 성경을 필사했다고 했다. 하루 두 끼의 공동체 식사와 일을 하고 몸을 정결케 하며 세상의 종말과 메시아의 도래를 기대하며 마지막 시대에는 빛의 아들들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 믿는 새로..

가도 가도 광야길 - 짧은일기

삭막한 네게브 사막에도 봄이 왔다. 지대가 높아 바람이 많은 지형이지만 우기가 되면 물 저장소에 물이 넘친다. 17개의 물저장소가 발견되었고 그중 8개는 지금도 물이 고이는 보로트 로츠가 바로 그곳이다. 사람이 살지않아 불빛도 없는 이곳은 밤에 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모임 장소 이기도 하다. 해발 1038미터의 라몬 산 (mt. ramon)은 네게브 사막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집트와 가장 근접한 국경지대에 있는 라몬산을 중심으로 우기에 내리는 비가 2평방 킬로미터나 되는 지역을 나무와 꽃이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바꾸어 준 듯하다. 고목이 되어버린 피스타치오 나무를 통해서도 상상이 된다. 사막의 끝이 없는 길에 물 저장소와 타작마당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광야로- 짧은일기

쉬 빌 이스라엘 (national trail israel, 이스라엘 국토종단 )구간 중 가장 아름답고 힘든 구간이 32번째 구간이다. 바위산이 닭 볏 , (닭 벼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모양으로 생겨 히브리어로 카르볼레트 (karbolet)라 부르는 산이다. 최고봉 669미터를 비롯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하는 산이다. 더운 계절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광야로 나가본다. 11월에 마지막 트레킹을 했으니 3개월이 지났다. 그간 코로나로 닫혀있던 호텔들이 손님들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전면 봉쇄가 끝나 머무를 숙소가 있으니 다시 산행을 시작해 본다. 첫째 날에 총 15,2킬로미터를 걸어 산을 오르내렸다. 둘째 날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사막을 12킬로미터 걷고 돌아왔다. 첫날 에너지 ..

일상 탈출 2021.03.04

광야의 샘-짧은 일기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어린 왕자. 비가 그치고 청명해진 날씨 오늘은 광야 길로 나선다. 유대 광야가 품고 있는 샘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봄이 왔다. 들꽃들이 얘기를 시작한다. 아름답다. 문득 떠오르는 성경 구절 ,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마태 6:29)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마태 6:30 중에서)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말아라."(마태 6:31) 예수님의 이 말씀은 꽃이피는 봄날 바로 지금, 이 아름다운 계절에 하신듯하다. 그리고 생각나는 시, 박두순 "꽃을 보려면 " 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도 꿇..

일상 탈출 2021.02.22

꽃 구경-짧은 일기

날씨가 좋아 꽃구경을 나섰다. 40일 만에 일상 탈출이다. 유난히 참을성이 없는 이곳 사람들. 봉쇄가 풀리자 모두들 야외로 소풍을 나선 모양이다. 평일임에도 주차장엔 자동차로 가득하다. 아직 학교와 유치원이 열리지 않아 모두들 야외로 소풍을 나온듯하다. 아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꼬맹이들과 엄마 아빠가. 초록빛 들판을 보니 이젠 완전한 봄이다. 시클라멘(히브리말 - 라케페트 ) 언덕에 올라서니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시클라멘 사이로 새빨간 아네모네(히브리어- 칼라니트)가 조화를 이룬다. 이쯤 되면 광야엔 들꽃으로 수를 놓은 양탄자가 되어 있을 듯하다. 다음 주에는 광야로 나가 봐야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

나의 이야기 2021.02.11

광야에서

하루의 트레킹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구름속에 숨어든 태양을 바라본다. 사막의 오아시스 엔 요르케암 , 물이 있는 곳에는 젊음도 함께 춤을 춘다. 벽에 붙어 서있는 청년은 이제 다이빙 준비중 이다. 위험에 도전하는 것이 젊은이의 특권인가? 무모한 도전에 불안해진다. 부싯돌이다. 석기시대에 석기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선사시대에는 칼 , 창 , 화살촉 을 만들었다.부싯돌 (flint)은 힘을 받아 깨어질때 얇고 날카로운 조각으로 깨지기 때문이다. (위키백과)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례를 행할때 사용했던 돌이다. 한 낮의 휴식을 책임질 광야의 싯딤 나무,( shittah shittim 이집트산 아카시아 나무, 조각 목 )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막을 짓고 계약의 궤 ( 언약의 궤)를 만들었던 나무이다.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