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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TV보는 심리학자> <미남>과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광야의 들꽃 2009. 11. 27. 07:23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막을 내렸다. 그들은 결국 매일매일 별을 함께 보기 위해  'Fly me to the moon'했다. 김기자 말마따나 애들이 너무 '쿨'해서 흔하디흔한 찐한 키스신조차 없었더라할지라도, 사랑스러운 해피엔딩은 우리의 가슴을 마구 콩닥거리게 했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수요일과 목요일 밤을 아무리 기다려도 미남들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먹먹하게 한다. 한숨과 노래가 절로 나온다. "어떡하죠 어떡하죠 그대가 떠나가네요". 꼭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 뿐 아니라, 우리가 시간과 열정과 사랑을 쏟은 어떤 대상과의 이별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드라마 속에서 우리의 감정이 투사되어 사랑을 쏟았던 캐릭터들과의 이별은 마치 ‘실연’과도 같을 수 있다. 이별은 우리의 삶에서 늘 있는 일이지만, 수천번을 반복해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일인 듯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드라마는 끝났다. 이제 미남폐인인 우리가 미남들과의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황태경 형님이 말씀하신다. “고미나암~ 앞으로 네가 갈 길을 제시하겠다.”

 

  사회심리학자 이철우 박사는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에서 “실연을 극복하는 9가지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우리가 미남들로부터의 실연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해보자.


■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미남이시네요>는 끝났다. 11월 26일부로 종영했다. 믿어지지 않지만 사실이다. 현실을 인정하자. “아닐거야! 말도 안돼! 아닐거야!”를 연발하면서 멍하니 정신 줄 놓으면 안 된다. 혹시라도 다음 주에 스브스(SBS)가 방송사고로 <미남이시네요>를 연장 방송하는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철우 박사는 “실연의 초기단계에서 추측은 언제나 희망적인 관측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결국 그것은 허탈함을 배가시킬 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 슬픔의 극복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은 필요없다

  왜 종영을 했냐고? 대답하고 싶지도 않다. 애초부터 16회로 제작되었고, 지난 11회 엔딩 후부터는 재수없는 스브스가 예고조차 보지 못하는 우리의 안타까움은 안드로메다에 보낸 채, 다음 드라마의 선전을 화려하게 날려주셨다. 게다가 마지막회 보면서 눈물 그렁그렁 분위기 잡고 있는데, 그새 또 선전 자막 길게 나가주신다. 이거 태경이가 멧돼지에게 쫓기기 직전 갈대밭에서 분위기 잡을 때 밑에 투표 결과 나왔던 것보다 더 난감하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안 온지 벌써 몇 년째인데 매년 그딴 건 묻는지... 쯧~ 제목도 식상하다. 어이가 빵 터진다. 10%대의 시청률 드라마에, 연장방송 따위는 없고 다만 조기종영하지 않는 것을 감사하라는 뜻으로 들린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볼 때 참신한 내용에 예쁜 영상, 게다가 한국적인 맛도 있어 한류 드라마의 가능성으로 생각했던 <탐나는도다>를 무 자르듯 과감하게 조기종영 해 버렸던 마봉춘(MBC)보다는 조금 낫다는 생각에 살짝 고마운 마음도 가져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빈정상한 마음, 다음 드라마는 스브스 것 안 보고 외도하겠다는 다짐해본다. 나 뒤끝있다.


■ 어떤 감정이라도 모두 받아 들여라

  드라마 주인공 따위에게, 그것도 만화같은 유치한 이야기에, 십대도 아닌 당신이, 심지어는 어떤 아이들의 어머니, 어떤 남자의 아내, 어떤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인 당신이, 마음을 뺏기고 종영한 것을 슬퍼한다는 것을 창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이별은 이별이고 슬픔은 슬픔이다. 이것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일 뿐이다. 우리는 사랑했고, 그들은 떠났다. 이 허전함과 서운함을 극복할 길이 없다. 눈물과 한숨이 절로 난다.


■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라

  종영으로 인한 이별의 슬픔을 도무지 감출 수 없다면, 그동안 열심히 다운 받아 놓은 16회의 동영상 파일들을 반복 시청하고, OST 음반을 무한재생해서 듣고, 돼지토끼 인형과 별 목걸이, 에이엔젤 딱지, 코* 핸드폰 구입을 고민하면서, 그동안 가졌었던 기쁨과 슬픔, 설레임과 아쉬움을 추억하자. “다시 보니 이런 장면이나 대사도 있었구나. 이 때 이런 표정을 지었었네? 미안해. 내가 그땐 너를 잘 몰랐었나봐” 이런 뻘생각과 감정에 빠져보면서, 마음속으로부터 미남들을 떠나보내기 전 애도기간을 갖는다.

 

■ 슬픔이 하룻밤에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우리가 함께 열광했던 시간이 얼마인데... 신우 때문에 가슴치고 미남이 때문에 울고 제르미 때문에 웃고 태경이 때문에 설레어 잠 못 자던 시간이 얼마인데, 그것이 하룻밤 지나고 나면 괜찮을 거라 생각하는가? 약간의, 어쩌면 조금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은 운이 좋으면 꿈속에서 신우가 나와 명동으로 인도하거나 차 한잔을 타 줄 수도 있고, 또는 OST를 들으면서 태경이가 옆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듯한 착각, 그리고 동영상을 보면서 제르미의 보물버스를 함께 타고 미남이와 함께 별 찾기 놀이를 하거나 루돌프 사슴코 노래를 불러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미남이시네요> 감독판 DVD가 나온다. 일단 버티자.

  이것만으로도 뭔가 아쉽다면, <미남이시네요>와 비슷한 내용이나 분위기의 만화에도 눈을 돌려보자. 개인적으로 신지상 & 지오의 <쇼콜라>, 원수연의 <풀하우스>, AI YAZAWA의 <나나>, YOSHIKI NAKAMURA의 <스킵비트>, SAKURA TSUKUBA의 <펭귄혁명>을 추천한다.


■ 고독의 세계로 도피하는 것은 슬픔을 치료하는 가장 나쁜 방법이다

■ 친구가 중요하다

  안 보면 미남들을 잊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애써 외면하지 마라. "안보면 돼, 안보면 돼, 안보면.......안돼". 혼자서 이별의 아쉬움에 취해있지 말고, 나만 이러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말고, 그 동안 공홈, 텔존과 디시인사이드의 미남갤에서 쌓아놓은 다른 미남폐인들과의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미남들과의 잊지 못할 명장면이나 명대사를 함께 음미하고, 그들은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를 들어본다. 자기개방은 실연 극복에 있어 명약이 된다. 실연의 아픔을 함께 나눌 동지와 지지망이 필요하다. 그동안 못 봤던 미남들의 완소 사진이나 촬영 후기, 향후 계획에 대한 정보들을 얻을 수도 있다. 또는 이후 볼만한 드라마에 대한 팁도 들을 수 있다.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들끼리 만난다면 아름다운 촬영지였던 아침고요 수목원이나 오키나와로 떠나 미남성지순례하는 여행 계획도 세워볼 수 있다. 물론 자금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명동에서 만나 칼국수와 숫자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가자.  

 

■ 실연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미남이시네요>의 주인공들이 나왔던 이전 드라마와 영화들을 다시금 살펴보면서, 그때에는 어떻게 종영의 아픔을 극복했었는지를 상기해본다. 자가치료다. 결국 시간이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될 때쯤에는 우리의 미남들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장근석이 지금의 황태경보다 조금 더 섹쉬하면서도 청초하게 나왔던 <쾌도 홍길동>과 반항적이면서도 시크한 모습의 <베토벤 바이러스> 정도는 기본으로 봐줘야 한다. 그리고 고미남의 변신 전 단계같기도 한 <깍두기>나 17세의 나이에 소름끼칠 정도로 눈물 연기를 잘 해낸 <천국의 나무>에 나오는 박신혜의 모습도 강추한다. '천국의 계단'으로 착각해서 다운받지 말자. 이홍기나 정용화의 경우에는 아쉽지만 뮤직비디오로 만족하자. 열심히 공홈에 들어가서 댓글 남기면 FTisland concert도 갈수 있단다. 고맙게도 정용화는 빠른 행보를 결정하여 "일밤"에 멧돼지 잡으러 나오신단다. 아흥~ 아차, 빠뜨릴 뻔 했다. 우리의 마실장, 연기파 배우 김인권이 나왔던 <외과의사 봉달희>나, 드라마는 아니지만 영화 <해운대>, <플라스틱 트리> 등을 통해서 그의 다양하고 맛깔나는 연기변신 능력에 감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요즘 유이는 어디를 틀어도 나오니 패쓰하겠다. 엄마보다 자주보는 것같다.  

 

■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라

  <미남이시네요>가 종영했다고 다른 드라마로 바로 눈을 돌리는 것을 지조없는 팬심이라고 자책하지 말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다. 또한 어차피 이별의 아픔은 새로운 사랑으로만이 치유되는 것이고, 우리가 다시 무한사랑을 줄 수 있는 드라마들을 곧 찾을 수 있을게다. 미안하다.  사실 본인은 <히어로> 1, 2회 이미 다운받아 살짝 봤다. 괜춘타. 나란 여자, 이런 여자.

 

 

 

 

 

 

* 종영 포스팅을 올리기는 하지만, 사실 미남들과의 헤어짐이 너무 마음아프고 허전합니다. 아직 실감이 안나기도 하네요. "지금은 많이 힘들어서 괜찮다는 말씀 못드리겠습니다". 그동안 팍팍한 일상속에서, 마음설레게 가슴따시게 눈호강하게 귀즐겁게 해준 미남들에게, 그들은 듣지 못할 인사라도 전합니다. 이렇게 열광했던 드라마가 처음이었고, 그럴만 했다고 봅니다. 참 예쁘고 착한 드라마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미남들 때문에 포스팅도 다시 시작했었는데.. 이 포스팅이 아마도 <미남이시네요>에 대한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아요. 그동안 미남을 함께 응원하고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할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출처 : 미남이시네요
글쓴이 : 나였으면 원글보기
메모 : 미남들을 기억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