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브 사막 3

니잔나

삶에서의 길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길을 택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이므로.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 나왔던 시가 있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중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얘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선택의 중요성에 관한 시, 기회를 포기했던 일에 대한 소박한 회한에 관한 시였다고 배운 것 같다. 여기 그런 옛 도시가 있다. 길 목에 있어서 번창하다 길이 사라지며 소멸해 버린 도시. 길과 함께 흥망성쇠 한 도시 니잔나. 오늘의 탐방 장소는 네게브 사막의 니잔나이다. 기원전 3세기 나바티아인(아라비아 반도 에서 이주해온 아랍 민족으로 추..

가도 가도 광야길 - 짧은일기

삭막한 네게브 사막에도 봄이 왔다. 지대가 높아 바람이 많은 지형이지만 우기가 되면 물 저장소에 물이 넘친다. 17개의 물저장소가 발견되었고 그중 8개는 지금도 물이 고이는 보로트 로츠가 바로 그곳이다. 사람이 살지않아 불빛도 없는 이곳은 밤에 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모임 장소 이기도 하다. 해발 1038미터의 라몬 산 (mt. ramon)은 네게브 사막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집트와 가장 근접한 국경지대에 있는 라몬산을 중심으로 우기에 내리는 비가 2평방 킬로미터나 되는 지역을 나무와 꽃이 자랄 수 있는 토양으로 바꾸어 준 듯하다. 고목이 되어버린 피스타치오 나무를 통해서도 상상이 된다. 사막의 끝이 없는 길에 물 저장소와 타작마당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광야로- 짧은일기

쉬 빌 이스라엘 (national trail israel, 이스라엘 국토종단 )구간 중 가장 아름답고 힘든 구간이 32번째 구간이다. 바위산이 닭 볏 , (닭 벼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모양으로 생겨 히브리어로 카르볼레트 (karbolet)라 부르는 산이다. 최고봉 669미터를 비롯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하는 산이다. 더운 계절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광야로 나가본다. 11월에 마지막 트레킹을 했으니 3개월이 지났다. 그간 코로나로 닫혀있던 호텔들이 손님들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전면 봉쇄가 끝나 머무를 숙소가 있으니 다시 산행을 시작해 본다. 첫째 날에 총 15,2킬로미터를 걸어 산을 오르내렸다. 둘째 날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사막을 12킬로미터 걷고 돌아왔다. 첫날 에너지 ..

일상 탈출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