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

다시 광야로- 짧은일기

광야의 들꽃 2021. 3. 4. 17:15

쉬 빌 이스라엘 (national trail israel, 이스라엘 국토종단 )구간 중 가장 아름답고 힘든 구간이 

32번째 구간이다. 바위산이 닭 볏 , (닭 벼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모양으로 생겨 히브리어로

카르볼레트 (karbolet)라 부르는 산이다. 최고봉 669미터를 비롯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하는 산이다. 더운 계절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광야로 나가본다.

11월에 마지막 트레킹을 했으니 3개월이 지났다.

그간 코로나로 닫혀있던 호텔들이 손님들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전면 봉쇄가 끝나 머무를 숙소가 있으니 다시 산행을 시작해 본다. 

첫째 날에 총 15,2킬로미터를 걸어 산을 오르내렸다. 둘째 날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사막을 12킬로미터 걷고 돌아왔다.

첫날 에너지 소모가 많아 둘째날은 평지에 가까운 구릉임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사막의 로템 나무는  하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바위산에서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끈질긴 생명력에 놀랍기만 하다.

 

 

 

 

 

 

 

 

 

 

 

 

 

 

이스라엘 종주길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힘들다는 구간이 있다.
계절도 좋아야 하고 시간도 넉넉해야 하고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해서 남겨두었던
구간이었다.
종주길 시작 후 13년 만이다.
중앙지구에는 비 소식이 있었으나
사막은 청명한 날씨와 적당한 바람으로
나그네의 발길을 돕는다.
코로나 비대면으로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국토종단으로
발길을 돌렸는지
하루에 두세명 만나던 깊은 광야길에
스치고 지나는 젊은이들이
스무 명이 넘는다.
혼자서, 둘이서. 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빠른 속도로 그들이 스치고 지나가면
하늘과 구름과 바람을 벗 삼은
내가 남겨진다.
나의 동행인은 여느 때처럼 오십 보 , 백보를
앞서가고 나는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각하며 묵묵히 걸었다.
40년 광야생활 그들을 이끄신 그분,
절대자인 그분께서 어떤 방식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이끄셨는지.
메마른 광야에서 붙들어야 할 유일한 분이
바로 당신이라고 알려주시는 훈련의 땅.
그곳 광야의 삶.
유대 광야에서 예수님의 40일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40년.
시나이산에서 모세의 40일.
그 어떤 것으로 이끄는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시간.
스쳐 지나는 사람들도 그들만의 시간이
나도 나만의 온전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 어떤 절실함을 위하여...
절대자와의 깊은 만남의 장소 ,
기도의 길. 비움의 길 , 생명의 길.

오늘도 길 위에 서서 감사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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