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성탄절 아침에 쓰는 짧은 일기

광야의 들꽃 2020. 12. 25. 08:57

파티가 끝났다.

많이 걱정했는데 모두들 행복해하며 모처럼 좋은 저녁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비대면 시대는 사람들과의 대면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손님을 초대하는것 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이다.

그래도 이렇게 지나 버리면 안될듯 하여  오랜만에 좋아하는 친구들  몇몇과 가족이 모여

정담을 나누며 저녁 식사를 마치고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요일부터는 다시 봉쇄를 시작한다 하여  연말 국내 여행도 자동 취소되었으니  

성탄 전 날 밤에 함께 모일 수 있었던 건 행운이 되었다.

파티가 끝나고 모두가 돌아갔다.

빈 술병과 와인잔은  쓸쓸함 보다 함께 피워낸 이야기꽃들의 여운이 남아 있다.

해마다 성탄절이 오면  잊고 있던 사람들을 기억해내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풀며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하는데 

금년에는 모두들 마음의 여유가 없는듯 하다.

한국의 친구들과 지인들의 성탄 축하 메세지가 다른 때보다 적은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마음의 여유가 외출 중 인듯하다.

아기 예수의 탄생과 더불어 내 생일도 함께 미리 기념해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은  꼬맹이들을 위한 작은 잔치를 준비하는 날이다.

성탄절의 기쁨을 함께 누리기 위해  나와 다른 종교를 가진 가족들과 친구들이 아이들과 함께 올 것이다.

소란스러운 하루가 지나면 또 아름다운 아이들의 목소리가 메아리로  남게 될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코로나 비대면으로 인해 만나기 힘들었던 친구들과의 저녁시간은  그렇게  짧게 지나버렸다.

모두들 떠나고 모두가 잠든 후에 나는 홀로 아기 예수님을 기다린다.

인간을 사랑하여  사람과 같아지기 위해 내려오시는 강생의 신비를 생각하며

오늘까지 내가 받은 모든 은총에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오늘은 마리아 예수라는 이름을 가졌던 친구를 기억한다.

그녀가 하늘나라에서 처음 맞는 성탄절 이 되었을 텐데.

성탄절 전야에 함께 식사를 하고 성탄 자정 미사에  참석하기를 서른 번.

금년에는 자정에 공동체 미사를 갈 수도 없지만 그녀도 없다.

반복되어온  우리의 소소한 일상들이 너무나 그리운 이상한 시대를 살고 있다.

내년 성탄절은 금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될 것을 희망해 본다.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새롭게 맞이하고.
그분을 닮아가는 새로운 삶을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성탄절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로나 비대면 시대를 살면서부터
소소한 일상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 인지 느끼게 됩니다.
좋아하는 사람. 걱정되는 사람.
문득 생각나는 사람.
잊고 지냈던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종교를 떠나 빛으로 오시는.
선하신 그분은 우리의 길이 되고.
생명의 나침반이 되실터이니.
그분의 평화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를 그분은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이젠 구유에 아기를 뉘어야겠습니다..
밤 12시가 지났으니 아기가 이미 탄생했네요.

"하늘 높은 곳에는 주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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