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상 탈출 -서울을 추억 하며

광야의 들꽃 2009. 10. 17. 06:33

 오랫동안 서울을 떠나 있다 보면 어느 순간 그리움이 생겨 납니다.

 사람도,자동차도, 빌딩도, 너무 많아 때때로는  질식할 것 같은 그런 서울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저는 지체 없이  일상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리운 사람들이 숨 쉬고 있는 그 복잡한 서울로의 일상 탈출.

 금년 여름의 제 일상 탈출이 바로 그렇게 시작된 것입니다. 군중 속으로 들어가고픈

 그 그리움 때문에......

 

 전철을 타고 가다 찍은 사진 입니다.

 서울을 생각하면 항상 한강의 유람선이, 한강의 기적이 떠 오릅니다.

 

 한강을 중심으로, 녹지대와 유원지 , 하늘로 치솟는 빌딩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곳이

 서울 인가, 우리의 대한민국인가 하는 생각이 다시 들 때가 있습니다.

 서울은 그리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요즈음은 아마도 6개월이면 강산이 너무도 크게 변하는 것  같지요.

 

 바람부는 데로 발길 닿는 데로 목적도 계획도 없이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제가

어느 날 저녁

 서울에 들어서면서 찍은 야경입니다. 한강과 자동차의 물결들......

 

 멀리 남산과 한강 반포 대교의 불의 축제가 함께 어우러진 야경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멋진 서울 만의 풍경입니다. 그렇지요, 서울은 밤의 도시입니다.

 

 해가 지면서 서울은 더욱 활기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네온사인의 빛은 도시를 더더욱

 현란하게 만들어 줍니다. 홍콩 보다도 파리 보다도 더더욱 휘황 찬란한 서울의 밤거리는

묘한 매력으로 여행자들을 유혹합니다. 여행자 들은 한국의 밤 문화에 극찬을 보낸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둠이 달려들고 빛의 축제가 시작되면 집으로 가기보다는 한잔하러

 가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 바로 서울의 밤입니다.

 

  그런 서울의 밤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좋은 친구들과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던 그 시절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때의 그 사람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이 서울의 밤하늘 아래서...... 

 

 처음으로 내려본 녹사평 전철역입니다. 지하철 역 중에서 (제가 아는 곳 중에서 말입니다.)

 단연코 최고입니다.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문화 행사를 주관하는 

 장소로 더욱 돋보입니다. 그리고 깔끔  깨끗한 화장실 에는 더욱 큰 박수. 

 드라마  마왕의 한 장면이 이곳에서 찍힌 것을 기억해 내었습니다.

드라마를 사랑하다 보니 어딜 가나 드라마의

                                                             추억이 있습니다. 서울은 그래서 또 아름다운 곳입니다. 

   

 

  녹사평 역에서  해방촌 방향으로 보이는 숲길은 

 비가 멈춘 뒤라서 인지 더욱 상큼한 느낌이 듭니다.

 

   잠시 내린 비로우산을 들었더니 사진이 흔들립니다. 그래도 기분은 아주 아주 상쾌합니다.

 오늘은 좋은 사람들과 저녁 식사 약속을 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이 발걸음도 상쾌한

 한여름의 저녁입니다.

 

지난여름 서울을 추억 함에 국화꽃을 빼놓을 수가 없지요, 추모의 열기, 국화꽃의 향기,

그리고 달구어진 서울 광장, 가신분을 기억하는 끝없는 추모 행렬 속의 사람들, 사람들......

 

  다시 그 자리에서 70,80, 의 열기를 봅니다. 서울광장이 개방되어 문화의  전당으로 거듭난 

  모습을 봅니다. 계획 없이 사는 저는 이날도  우연히 정말 우연하게도 서울 광장을 지납니다.

 

 귀에 익은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못다 핀 꽃 한 송이 피우리라" 아는 노래입니다.

 

 멀어서 잘 안 보이는 가수의 목소리를 쫒아서 앞으로 전진해보니 아! 이 사람은  바로 우리의

 작은 거인 <김 수철>입니다. 그는 아직도 20대의 그 모습, 그대로 종횡무진 무대를 뛰면서

 그때의 그 노래를 내 눈 앞에서 다시 들려줍니다.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채......

 주변을  살펴보니 관객은 주로 70,80 시대의 젊은이 들입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

 버렸답니다. 그때 그 시절에 우리 에게는 서울 광장이 없었지요. 그러나 오늘  이 시간은

 추억의 노래를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듣고 있습니다. 이게 꿈일까요! 아직도 열정으로

 활동하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물놀이패들도 함께 공연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 횡재입니다.

 이런 공연을 열린 공간에서 그것도 서울광장에서 듣고 보는 나에게 복이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열린 시민의 문화 공간 서울 광장이 다시는 폐쇄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광장 한쪽에는 자리를 깔고 친구와 한잔 소주를 걸치는 사람, 사랑하는 이의

 등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 젊은 연인들, 혼자 공연을 관람하는 남 과 여,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지나다 잠시 서있는 무리들로 번잡한 무대 주변 , 정말 자유가 넘쳐나는 모습

 입니다.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그 시대를 잘 지켜 나가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작은 거인 김수철의 공연도 볼 수 있었고 나의 지인들, 벗들과 함께 잠시나마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서울로의 일상 탈출은 목마른  대지에 갈증을 씻어 주는 단비와 같은 것

 이었습니다. 서울은 크고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그런 곳이지만  그래서 전 때때로 서울을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수도 서울을 사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