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탈출

서울 나들이- 경복궁 에서

광야의 들꽃 2009. 10. 27. 02:11

오늘의 일상 탈출은 경복궁입니다.( 1395년에 창건된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 )

짧은 시간에 우리의 고궁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마음만 바빠집니다.

서둘러서 경복궁으로 길을 나섰으나 더위를 유난히 타는 이 젊은이 들은 도통 보조를 맞추지 못합니다.

여름 한낮의 서울  햇빛은 사실 살인적 이기까지 합니다.

끈적끈적한 습도 때문 때문입니다.

평소에  습도에 익숙지 않는 이 청년 들은  그저 그늘과 찬바람이 나오는 곳을 찾아다니느라 구경은 뒷전입니다.

그렇다고 더위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조선 왕조가 세워지고  3년이 지난 뒤 완공된  이 궁궐에 태조의 명을 받은 개국 공신 정도전이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경복궁>이라 칭합니다.

 임진왜란 때에 전소되어버린 경복궁 은 1867년 흥선 대원군에 의해 중건됩니다.

 중건된 경복궁은 330여 동의 건물들이 미로 같이 빼곡히 둘러선 웅장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권의 상징인 경복궁이 일제강점기에 계획적으로 훼손됩니다.

 1990년부터 복원 사업을 추진해 옛 조선 총독부의 건물을 철거하고 홍례문 일원을 

 복원하였으며 내전과 동궁 권역도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며 조카 녀석들은 그 크기에 압도되어 연방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마침 무료 안내 시간이 되어 해설자의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 입니다.

 경복궁에서는 평균 하루 다섯 번 한 시간마다 국어 해설과 하루 세 번 영어, 일어 , 중국어, 로

 무료 해설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더운 날씨에도 친절하게

 수고해 주시는 해설가 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수문장들의 교대식이 방금 끝나고 모두들

 한컷을 찍느라 야단들입니다. 오늘따라 일본인 ,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우리는 영어 해설을 듣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고궁을 방문한 20여 명의 외국인들과  함께 

 궁을 둘러봅니다. 인도인 가족 , 미국인, 홀랜드 인. 독일인 등 대충 파악한 국가들입니다.

 젊은 해설가 선생은  설명도 좋았고 유머도  있었는데 옥에 티를 찾자면 질문에 응답이 2%

 부족했다고나 할까요, 우리의 역사를 세계인들 에게 알리는 일인데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더 많은 역사 전반에 관한 공부가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북으로 북악산을 기대고 정문인 광화문 앞으로 넓은 육조 거리가 펼쳐진 한양의 중심인

 경복궁의 으뜸 전각 <근정전 >입니다.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리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궐 안에서 가장 장엄한 중심 건물로 왕권을 상징하며,

 왕의 즉위식이나 문무백관의 조회, 외국 사절의 접견 등 국가적 행사를 치르는 곳이라

 합니다. 근정전 은 국보 제223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왕이 신하들과 규모가 큰 연회를 주재하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경회루입니다.

 연못에서 뱃놀이를 즐기고 인왕산과 궁궐의 장엄한 경관을 감상하는 왕실 정원으로 꾸민 것 

 이라 합니다. 비운의 어린 왕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옥새를 넘겨준 곳도 바로 이곳

 입니다. 반정에 성공한 중종이 폐위시킨 신 씨를 그리워하던 곳도 바로 이곳입니다.

 

하늘이 내린 큰 복" 경복궁 은 당시의 최고 건축 기술과 각종 미술 조각품들 , 전통 조경을 잘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그리고 경회루는 주역의 원리에 기초하여 건축했다는 옛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는 조카들을 보고 있으려니 이곳에 서있었던 학창 시절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그리고 문득 2002년에 이곳에서 포즈를 취하던 우리의 친구

 파르네스씨도  생각납니다. 수많은 세월 동안  경회루를 거쳐간 많은 사람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우리 친구 파르네스씨도 이제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렇게 인생은 무상한 것

 입니다. 조선 왕조 500년의 역사처럼 허무한 것입니다. 

 오늘은 크고 화려한 고궁의 모습에 반비례하는 인생무상을  느껴본  일상 탈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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