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쓰는 편지

8월8일에 쓰는 편지

광야의 들꽃 2021. 8. 19. 10:42

안부를 물으며 자네 생일 축하 편지를 시작하네.

금년에는  생일 편지가  좀 늦을 거라 했던 것 기억나는가?

모하마드 알리 모스크 카이로 (Mosque of Muhammad Ali)

자네에게 약속한 대로 좀 늦기는 했지만 드디어 편지를 부칠 수 있게 되었네.

자네도 알다시피 코로나 시대를 집콕으로 살다 보니 재미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다양하지 못하네.

어떤 내용의 편지가 코로나 시대를 가장 바쁘게 지내는 자네를 기쁘게 할까 고민했다네.

잊고 있었던 여행의 추억을 찾아보다 발견한 것이  이집트에서 찍은 사진들이네.

내가 사는 땅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 그런 곳을 발견했는데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할까 하네. 

코로나가 지금처럼 극성을 부리기 전인 2019년 12월에 30년 만에 이집트를 방문했었네.

사진들을 보며 짐작했겠지만 이슬람 사원이 있는 이 높은 지대의 성채는 바로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모습이네.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복장을 자세히 보시게.

히잡을 쓰고 있는 선생님들을 보니 이슬람교를 믿고 있는 학교인듯하네.

구시가지의 카이로로 들어가는 길목도 질서가 잡혀 있었다고나 할까?

혼돈과 무질서의 여행지가  안정된 질서가 있는 관광지로 변화되었다는 느낌이 들더군.

30년이 지나 다시 찾은 카이로는 많은 것들이 변해 있기도 하고 또 그대로 이기도 했다네.

순박하고 정겹던 골목 사람들 대신 약삭빠른 장삿군들로 채워진 느낌도 들었네.

사흘이 지나도록 짐이 도착하질 않아 급한 물건을 사러 장에 갔는데  시장 물건은 저렴했었네.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의 상점들과 비교하니 차이가 엄청나더군.

이 사진은 자네를 생각하며 찍은 것이야. 자네처럼 빨래를 예쁘게 널어두었길래.

드디어 피라미드가 나타났네.  이집트라는 이름의 대명사는 피라미드가 아니던가?

낙타몰이꾼들이 휴식하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풍경 이라네.

사카라는 카이로의 남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으로 고 왕국 시대의 수도인 

멤피스의 유적과  초기 왕조의 무덤을 볼 수 있는 곳이야.

지금 자네가 보고 있는 풍경이 가장 유명한 제3 왕조 제세르  왕의 계단 피라미드라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기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고 있는 느낌은 어떠신가?

기자 지역은 카이로에서 13킬로 미터 떨어져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시작하여 사카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피라미드 들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네.

삼성전자 가게는 오늘은 쉬는 날 인듯하네.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걸 보니 말이야.

장터는 밤낮없이 바쁘고 분주해 보이네.  2천만 명 이상이 살고 있는 곳이니  그럴 만도 하겠지. 

자리를 옮겨 복잡한 카이로를 떠나 지중해변   알렉산드리아로  이동해 왔는데 분위기가 어떤지 한번 보시게.

이집트 제2대 도시라고 하는데 인구는 5백 이십만 명 정도라 하네.

지중해의 진주로 불리는 이 아름다운 도시는 기원전 4세기에 알렉산더 대왕이 자신의 이름으로 세운 신도시라네.

주변 50킬로 미터 이내의 사람들을 이주시켜 인구를 채우고  건축가 디노크라테스가 설계를 했다고 하네.

알렉산더 대왕의 후계자인  프톨레마이우스 왕조는 이곳을 수도로 삼고 더욱 크게 번영시켰다 하네.

고대 희랍의 학문의 중심지가 아테네라면 헬레니즘 시대에는 알렉산드리아로 넘어오게 된다네.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서관이 생겨나기도 한 곳이야.

그때 당시에 70만 권의 장서 두루마리를 보관하고 있었다 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그 유명한 도서관은 안타깝게도 화재로 소멸되고 파괴되어버렸다네.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옛 영광을 위해 유네스코는 동쪽 해안에

새로운 도서관을 2002년에 개관했고 소장하는 장서는 백만 권 수준이라고 하는구먼.

아래 보이는 사진이 바로 새롭게 만들어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이라네.

자네가 무척 좋아할 듯해서 내부사진을 찍었네.

다음은 술탄 카이트 베이 요새라는 곳이야.

알렉산드리아의 방어를 목적으로 15세기에 지어진 요새라 하네.

지중해에 잠긴 파로스 등대와 클레오파트라의 궁전의 석재를 발굴해서 지었다고 하는구먼.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지역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최후가 있던 곳 이기도 하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카이트 베이 요새는 여전히 사람이  많이 붐비고 있었네.

사람들은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그 점은 세월이 흘러도 변화가 없었다네.

단지 그 시절에는 셀카라는 것이 없어 서로 사진을 찍어주던 풍습이 있었다네.

그렇게 사진을 찍어주다 우연히 만난 여름휴가를 즐기던 선한 가족들을 생각했네.  

생면 부지의 배낭족을 집에 데려다 재워주고 먹여주던 고마운 가족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알렉산드리아가 아름다웠던 것은 지중해변의 풍경도 있었지만 

나그네를 보살피던 예쁜 마음씨를 가진 그 가족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네.

사랑하는  나의 올케 님!!! 막냇동생 댁!!! 우리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막내며느리님!!!

사랑하는 조카들의 현명한 어머니이며 든든한 버팀목!!! 내조의 여왕이신 동생 댁!!!

그대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대 어머님께 감사드리네.

그대를 우리에게 선물로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전해 주게나.

자네와 자네 어머니를 위해 사랑의 꽃다발을 바치네.

비가 내린 후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넓게 나타난 쌍무지개도 함께 선물하네.

사진에는 희미 하지만 분명 커다랗게 피어오른 아름다운  쌍 무지개였다네.

우리들 삶은 뜻하지 않게 비도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이  많을 때가 있을 거야.

그래도 조금만 참아내면  개인 날과 무지개가 뜨는 날이  온다는 것을 나는 믿는 다네.

비가 내리면 우산을 들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으면서 그렇게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며 웃게 되지 않을까?!

그대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항상 아름다움으로  충만하기를  바라며

오늘의 생일 축하 편지는 여기서 접을까 하네.

가까운 날 다시 기쁘게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사랑으로, 

고마움을 더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