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쓰는 편지

짧은 편지- 아름다운 너에게

광야의 들꽃 2022. 6. 11. 18:29

친구! 우리의 어떤 친구는 우리들의 관계는 구친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던 것 기억하는가?

생일을 맞은 자네를 생각하며 오늘은 함께 나누고 싶은 예쁜 지역들을 소개하고 싶네.

퇴직 후 처음 맞는 자네의 생일을 어찌 보냈는지 몹시 궁금하네.

모처럼 휴식이 있는 시간을 보내며 맘껏 그 시간을 누린다고 했던 자네의 말에 공감이 되었어.

위의 사진은 야포 항구의 해지는 풍경이야.

해지는 풍경과 더불어 사이프러스에서 만난 아비요나 꽃을 선물로 보내드리네.

이스라엘과 지형이 비슷한  사이프러스 섬에도 이 케이퍼 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네. 

탈무드에 의하면  세상에서 가장 끈기 있는 세 가지 중 하나인 이 나무는

코헬렛(전도서)에서는  참양각초 (원욕 )로 번역되어 있었네.  

연어 요리를 먹을 때 곁들여먹는 케이퍼가 이 나무의 열매를 절인 것이라네. 

모든 것이 빛을 잃어가는 여름에 특별히 초록으로 빛나는 이 나무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나가는 광야의 나무라고 할 수 있네.

건조한 지역과 광야에 뿌리를 내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무라네.

저녁에 피었다  이른 아침에 지는 꽃인데 운 좋게도 오늘은 점심때가 가까운 시간에

이 마을의 어느 집 담장에서 만났으니 자네를 위한 고운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하네.

자네의 생일을 축하하며 이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준비해서

함께 먹을 수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네.

이 넓고 넉넉한 부엌이 이번  사이프러스 여행 중에 우리 가족이 빌린 집의 것 이라네.

집에 돌아오니 내 집 부엌이 아주 작아 보여 답답한 생각이 들었으니

인간은 얼마나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인지 새삼 다시 느끼고 있다네.

야포 항구 석양모습 ,텔아비브 지중해.

이스라엘을 특별히 좋아해서 몇 년에 한 번씩 새로운 친구들과 이곳을 찾는 지인을 만났네.

그녀와 함께 석양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셨는데 자네 생각이 나서 이사진도 함께 나누네. 

우리는 언제 또다시 석양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나누게 될지.

빨리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대해보네.

리마솔 지역의 작은 마을 파흐나에 위치한 숙소

 

아침이면 마당에서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넓은 부엌의 커다란 식탁에서 포도주를  마셨네.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고 잠들기 전에는 밤하늘의 선명하게 반짝이는 별을 보았다네.

우리가 함께 여행하며 이야기했던 밤하늘에 쏟아지는 알퐁스 도테의 별을 기억하시는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자네와 함께 여행했던 남프랑스의 어느 날을 기억했네.

" 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이 지었네,  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 주님과 함께 살아가리라".

 자네 이  노래 가사 기억하시는가? 이번 여행 중 쉬지 않고 내 귓가를 맴돌고 있던 내용이네.

사이프러스 산 마을

아마도 우리가 함께 여행을 했다면 이 노래를 같이 흥얼거리고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네.

빌라 오거스투스, 의자가 있는 풍경

저녁이 되면 나에게 안식을 주었던 흔들의자가 있는 응접실은

겨울에 벽난로에 장작을 지피면  더욱 운치가 있을 것 같았네.

라치 해양 공원

 

새롭게 개발된 작은 라치 항구로부터 30분 정도 바다를  달려가면 아카마스 반도 해양 공원이  있다네.

자연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있는 해양공원인 것 같았네.

배에서 뛰어내린 사람들이 물개가 되어 바다를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온몸으로 자유를 느꼈다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내년에는 해양공원 근처에 숙소를 정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네.

내년에는 함께 떠날 수 있을까? 

부니 마을의 식료품점

자네는 바다 풍경보다는 고요한 마을을 더 선호할 것 같으니 좀 더 생각해 보아야겠네.

부니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은 자네에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네.

그리스어로 낮은 산을 뜻하는 부니 마을은 리마솔 지역의 작은 산동네에 있었는데

역사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네.

베네치아 지도에 voni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고 (위키피디아)하는 마을이라네.

마을 전체 분위기가 중세적인 느낌이 들었네.

자네와 함께 둘러보았던 남프랑스 느낌도 살짝 있는 그런 예쁜 마을이었네.

자네는 바다보다는 이런 마을에 더 흥미를 가질 것 같아서 이 사진도 올려보네.

무엇보다도 하늘빛이 고와서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을 보는 것 같았네.

자네는 또 감탄사를 연발했겠지. "참 좋다고 , 아름답다고 행복하다"라고. 

아도니스폭포,

물속에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이 폭포는 자네도 참 좋아했을 것 같네.

아도니스와 아프로디테가 만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많은 아이들을 낳았다는 전설이 있는 이 폭포의 이름은 아도니스 폭포라네.

해발 267미터에 위치한 이 폭포는 파포스 지방의  코일리 마을에서 물이 모여 작은 폭포를 형성했다고 하네.

코일리(koili)마을은 해발고도 593미터에 위치한 곳으로

연간 강우량이 620밀리 정도 되는 작은 마을인데 1955년에 지진의 피해를 크게 입은 마을이라 하네(위키백과 )

파포스 해변 풍경

 

파포스 해변의  모습은 홍해 근처 엘랏 항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네. 

어느 곳이나 바다가 있는 도시 풍경은 비슷한 것 같았네.

남프랑스의 지중해 해변이나 사이프러스 남서쪽 파포스 해변이나 모두.

호텔가와 식당가 그리고 일광욕을 즐기는 휴가객들로 가득 찬 모습은 

바닷가 해안 여느 휴양지의 모습과 같은 모습이었어.

파란대문 집 , 부니마을

부니 마을에서도  오모도스 마을에서도 파란 대문 집이 많은 것은

역시 지중해의 강렬한 바다색을 선호함인지 그건 잘 모르겠네.

오모도스 마을 , 푸른 창이있는 풍경

 

사이프러스 맥주,

 

숲 , 초록빛

 

부니 마을 풍경

 

포도밭이 있는 풍경

 

부니 마을

 

많은 아름다운 장소들 중에서도 특별히 자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할까 하네.

우리의 안식처, 바베큐틀과 겨울에 필요한 장작 , 이번 여행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부분 ,

 

무엇보다도 자네의 관심을 끌었을 장소는 바로 이곳이 아닐까 생각하네.

오모도스 마을 한가운데 자리 잡은 십자가의 수도원은 성녀 헬레나가 이곳을 방문 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수도원이라고 하네.

성 십자가의 수도원

헬레나 성녀는 327년에 키프로스를 방문하고

예수님을 묶었던 밧줄과 못 박혔던 십자가의 일부를 남겨 두고 갔다는  전통이 남아있는 곳이었네.

십자가의 수도원 안뜰

16세기에 터키인들에 의해 약탈당한 후 1800년대 초에 재건된 수도원이라고 하네.

19세기 중반에 현재의 형태로 비잔틴 교회가 재건되었는데

러시아의 예술가들이 교회 미술을 담당했다고 하네.

박물관으로 수도원 방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했는데 방문하지는 못했네.

아직 모든 것이 개방된 것은 아닌 듯했네.

1821년 오스만 제국에 대한 반란을 준비한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진 도시테오스 수도원장의 흉상 .

수도원의 번영을 위해 많은 일을 했던 도시테오스 수도원장님의 흉상이 입구에   있었네.

초기 내부 수도원은 지하 저장실과 호스텔로 구분되었는데

북쪽에는 수도사들 각자의 방과 방문객을 위한 방이 있었고 

남쪽에는 창고와 마구간 , 가축을 위한 시설들이 있었다 하네.

오늘날에는 더 이상 수도원이 아니고 오모도스 마을에 반환되어 교구교회로 전환되었다 하네. 

토요일 오후  저녁 미사에 참석한 인원은 약 20여 명 정도 되는 아주 작은 공동체였네.

사도 빌립의 유골도 함께 모시고 있는 유서 깊은 그리스 정교회 성당에도 하루해가 저물고 있었네.

생일 잘 보냈니?
어떤 날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어머니와 함께 좋은 시간 되었기를 바라면서.  

얼마 전 코로나에서 해방되어 떠난 짧은 휴가 

키프로스 풍경을 소개한다.

많은 성지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고 있고 

성경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동방교회의 

큰 역사가 함께하는 키프로스는

500여 개의 교회를 가지고 있다 하니 정말 놀랍구나.

비잔틴 교회의 전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그리스 동방 정교회의 모습이 경이롭다.

어머니께 큰절 올리고 예쁜 꽃 선물하는 하루 되길 바란다.

아름다운 너에게 마음을 담아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너의 오래된 벗이 (구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