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쁨.행복.사랑. 필요충분 조건이 되는 사건.

광야의 들꽃 2022. 9. 17. 22:31

티스토리로 이사하고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이 집안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 동안 블로그 이웃님들의 방문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새롭게 변화된 상황과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의 나날들이 시간도 날짜도 기억할 수 없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유대인들의 안식일에 오랜만의 휴식의 하루를 보내면서 지난 일상을 정리합니다.
오늘은 사랑 덩어리인 손자 범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올려봅니다.

나는 정확하게 엄마 뱃속 에서 40주간을 채우고 나오려 했어요.
사람들은 제가 너무 커버렸다고 조금 빨리 나오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요
엄마는 저를 조용히 기다리려 했으나 의료진들은 엄마를 설득해 저를 준비시켰어요.
그런데 저는 엄마뱃속에서 저의 생일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현자와 같은 모습으로 말이죠.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제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자 결국 의료진들은 엄마의 동의하에 수술로 저를 꺼내 버리네요 .엄마는 너무 힘이 들었고 주변에서는 제가 충격을 받게 될까봐 걱정을 한것 같아요.
기분이 나빴어요. 그러나 결국 저는 제 생일로 예정된 날짜에 엄마의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처음 3시간은 신생아 실에서 할머니와 함께 있었는데 그시간에 내가 할머니께 참 많은 기쁨과 행복과 두려움과 염려를 한꺼번에 안겨 드린것 같습니다.
엄마는 저를 만나 너무너무 행복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저 행복합니다 .병원에서, 산후조리 호텔에서 , 그리고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저는 세상에 태어난지 열 여드레 째 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우리 집에서 엄마랑 강아지 누나랑 우리동네를 산책 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맛본 음식입니다.
나는 태어났어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범이 이야기  (49) 2022.10.14
한달 입니다.  (55) 2022.10.01
짧은 일기- 휴가가 있는 풍경 (키프로스 )  (2) 2022.06.05
짧은 일기 -5월을 보내며  (0) 2022.06.01
짧은 일기 - 봄이오는 길목  (0)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