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책길 5 -짧은 일기

광야의 들꽃 2021. 3. 18. 12:08

오랜만에 다시 나의 산책길에 나서본다.

며칠 만에 나의 산책길은 새로운 꽃동산이 되어있다.

반가운 마음에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오늘은 하얀색 아네모네가 나를 반긴다.

붉은색이 지천인 다른지역과는 달리 흰색과 보라색의 귀한 꽃이

다른들꽃들 사이에 수줍은 듯 조용히 피어 있었다.

보랏빛 아네모네

 보랏빛 꽃들 사이로 홀로 고고하게 얼굴을 내미는 장밋빛 아네모네 한송이는

 장미주일 (사순절의 네 번째 주일, 기쁨 주일이라고 한다 )에 내게온 선물처럼 느껴진다.

 모든것을 준비하고 마련해두신 창조주께 감사하며 시 한수 올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시인이 아니라서 ....

 유안진 시인의 "들꽃 언덕에서"는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이다.

    들 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자세히 보며 꽃들과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벌써 어둠이 깔리고 가로등이 켜진다. 

이젠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아쉽지만 꽃들과 작별한다.

언덕 위에 서서 산책길을 내려다본다. 어둠이 짙게 깔린 들판에 가로등 불빛만이  길을 비춘다.

순간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진리를 다시 깨닫는다.

빛으로 오시는 그분을 생각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 하루도 감사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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