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백신 추가 접종 - 짧은 일기

광야의 들꽃 2021. 8. 27. 06:08

오랜만에 석양을 마주하고 있다.

예루살렘 근교의 산마을에 올라와 해지는 풍경을 보니 모처럼 평화롭다.

날씨가 많이 덥고 건조한 지역이라 한여름에 산불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열흘 전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일어나 예루살렘 주변 마을에 번져 큰 피해가 있었다. 

십여채의 집과 6250 에이커의  산과 수목을 태우고 닷새만에 간신히 진압되었다.

2010년에 일어난 갈멜산 화재보다 피해규모가 더 큰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없었다.

고온 건조한 지역인 이스라엘은 여름에 비가 오지 않아서 자연적인 산불도 자주 일어난다.

특히 주종을 이루는 수목이 소나무라 여름에는 저절로 불 쏘시개가 되는 것 같다.

독립 후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둔 녹지대가  사라져  안타깝지만

녹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해가지는 풍경 예루살렘 근교에서 바라본 풍경 

올리브 나무 가지 사이로 멀리 해가 지고 있다.

이 해가 넘어가면  지구 반대편 어느 쪽에는 해가 뜨고 있겠지.

세상은  이렇게 모두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를 얼마나 묶어둘 것인지 종식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차라리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새로운 날이 밝았다.

종식되지 않을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법은 정부시책에 따르는 길.

코로나 백신 추가접종 예약을 하고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60대 이상의 2차 접종 후 5개월이 지난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작된 3차 추가 접종은

이제 40대까지 추가 접종 중이다.

오늘 뉴스를 보니 그래도 코로나 환자는 8800명이나 된다고 한다.

3차 접종 후에는 고령자에 한해서 중증환자는 줄어드는 추세라 한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니 모두들 접종 후 별 이상 없다고 해서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2차 접종으로 만족하려 했는데 정부 시책이 변했고 이곳 사람들은

방역수칙을 엄수하지 않는 사람이 많기도 해서 보험이라 생각하고 주사를 맞으러 갔다.

장소는 지난번 접종 때와 같이 체육관이었고  주사실은 8개의  칸막이로 나뉘어 있었다.

예방주사를 주는 간호사들이나 의대 수련생들도 이제는 좀 더 기술적으로 주사를 놓는 것처럼 보였다.

개인적으로도 오늘 주사가 가장 신속하고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벌써 끝났느냐고 물으니 한대 더 맞을 거냐고 농담을 한다. 기겁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15분 휴식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예방주사로 이기자"

코로나를 이기는 길은 예방 주사뿐이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15분 휴식하고 밖으로 나오니 나오는 길에 얼음과자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더운 여름에 주사를 맞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것 같았다.

옛날 생각이 나서 , 어린 시절에 먹던 아이스케키가 생각나 핑크색으로 집어 들었다.

길을 걸으며 얼음과자를 먹다 보니 한낮의 더위도 사그라든다.

해 질 녘 예루살렘 근처 쇼레쉬모샤브 쉬투피 (모샤브와 키부츠의 장점을 모아 만든 집단 공동체 :생산과 서비스가 

키부츠처럼 집합적으로 처리되는 반면 소비 결정은 가계의 책임으로 남아있는 중간 형태-위키피디아)의 식당이 보인다.

이곳 쇼레쉬(히브리어로는 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공동체도 1995년 예루살렘 산불로 피해가 심했던 곳이다.

새로운 형태의 마을 식당은 숲 속 피크닉 장소에서 아이들과 맘껏 떠들며 먹고 즐길 수 있는 야외식당이다.

영업시간은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슬기로운 식당이다.

자동차가 식당이 되고 캠핑카가 아이스크림 집이 되고  사람들은 원하는 곳에 앉아 음식을  먹는다.

어른들은 맥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음료수를 마시며 뛰어 놀기도 하고

자연 속에서 그렇게 저무는 하루해를 바라보며 저녁을 맞고 있었다.

 내일은 코로나가 조금은 수그러지길 바라며 오늘 밤 행복한 꿈을 꾸고 싶다.

화이자 백신 추가 접종을 마치면서. 
추가 접종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도움이 된다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니 믿기로 한다.

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준 재미난 이야기가 생각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우리가 얼마나 거짓에 막말을 하고 살았으면 

입을 마스크로 틀어막고 살라 하시는지,

우리가 얼마나 서로 다투고 시기하고 미워했으면 

거리를 두고 살라 하시는지,

우리가 얼마니 열 올리고 살았기에 가는 곳마다 

체온을 재라 하시는지,

우리가 얼마나 비밀스럽게 다녔으면 가는 곳마다 

연락처를 적으라 하시는지,

반성하며 잘 살겠습니다. 

노여움 거두시고 자비와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세상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이대로 살다가는 삥 돌겠습니다.

그저 웃고 넘기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이야기인 듯하다. 

코로나 우울증이 곳곳에 만연하다.

슬기로운 대처법이 절실하다.

소소한 일상의 날들이 몹시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