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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타바 ,알렉산드리움,알렉산드리온 , 사르타베 뿔

요르단 계곡을 지날 때마다 올라보고 싶던 봉우리가 있었습니다. 스키토폴리스라 불렸던 벳산 지역에서 여리고로 향하는 길에 높이 솟아있는 요새 사르타바. 봄 나들이 겸 사마리아 지역과의 경계에 위치한 그곳을 드디어 올랐습니다. 중앙 산악지대를 지나자 바로 보이는 풍경은 광야가 푸른 초원으로 변한 모습입니다. 광야가 초원으로 변하는 순간은 우기(보통 11월에서 3월 사이 )가 시작되고 첫 비가 내린 후부터 입니다. 1월 말부터 서서히 꽃이 피면 2월, 3월은 들꽃이 절정입니다. 이 시기가 이스라엘에서는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되는 것입니다. 아랍인들은 사르타베 뿔(Qarn Sartaba)이라 부르는 봉우리 , 라틴어로는 알렉 산드리 움(Alexandrium) 그리스어로 알렉산드리온(Alexandreion..

산책길 5 -짧은 일기

오랜만에 다시 나의 산책길에 나서본다. 며칠 만에 나의 산책길은 새로운 꽃동산이 되어있다. 반가운 마음에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오늘은 하얀색 아네모네가 나를 반긴다. 붉은색이 지천인 다른지역과는 달리 흰색과 보라색의 귀한 꽃이 다른들꽃들 사이에 수줍은 듯 조용히 피어 있었다. 보랏빛 꽃들 사이로 홀로 고고하게 얼굴을 내미는 장밋빛 아네모네 한송이는 장미주일 (사순절의 네 번째 주일, 기쁨 주일이라고 한다 )에 내게온 선물처럼 느껴진다. 모든것을 준비하고 마련해두신 창조주께 감사하며 시 한수 올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시인이 아니라서 .... 유안진 시인의 "들꽃 언덕에서"는 지금 이 순간의 내 마음이다. 들 꽃 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느님이 키우시는 것을..

나의 이야기 2021.03.18

봄날의 엔 케샤토트 - 짧은 일기

봄이 왔다. 봄날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북쪽 갈릴리 지역이다. 오전에 북부 요르단 강 물소리에 머물다가 정오 무렵에 5개월 전 방문했던 엔 케샤토트에 다시 와보니 봄봄봄 , 봄 들꽃이 한창이다. 유대교 회당 주변으로 가득 피어난 야생 겨자 꽃에 봄을 느낀다. 아름다운 봄을 느끼며 멀리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는 호사스러움도 함께하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폐허가 되어 버린 탈무드 시대의 마을에서 제주도를 느낀다. 화산 지대인 골란고원의 현무암 돌덩어리들이 돌하르방처럼 친근하게 느껴진다. 살펴보니 주변을 설명하는 표지판들이 정리가 되어 깔끔하다. 안내 표지판들도 봄날을 맞이해 새롭게 단장을 한 것인지..... 올리브 기름틀 곁에도 노란 겨자 꽃들이 만발해 풍요롭다. 한 ..

일상 탈출 2021.03.13

다시 광야로- 짧은일기

쉬 빌 이스라엘 (national trail israel, 이스라엘 국토종단 )구간 중 가장 아름답고 힘든 구간이 32번째 구간이다. 바위산이 닭 볏 , (닭 벼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모양으로 생겨 히브리어로 카르볼레트 (karbolet)라 부르는 산이다. 최고봉 669미터를 비롯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하는 산이다. 더운 계절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광야로 나가본다. 11월에 마지막 트레킹을 했으니 3개월이 지났다. 그간 코로나로 닫혀있던 호텔들이 손님들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전면 봉쇄가 끝나 머무를 숙소가 있으니 다시 산행을 시작해 본다. 첫째 날에 총 15,2킬로미터를 걸어 산을 오르내렸다. 둘째 날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사막을 12킬로미터 걷고 돌아왔다. 첫날 에너지 ..

일상 탈출 2021.03.04

산책길 4-짧은일기

코로나 시대의 손님을 위한 장소처럼 보인다. 1인용 파라솔과 의자. 선 셋 비치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 , 코로나 전면 봉쇄가 해제되자 서서히 다시 개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보수 중인 선셋 비치 식당 전경 , 신발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걸어보니 아직 차갑지만 정신이 맑아져서 좋다. 봄날의 청명한 하늘이 지중해의 빛깔을 말해준다. 야포(Jaffa 항구 )의 모습이 멀지만 가까이서 보인다. 야포항 ( Jaffa 항구 ) 뒤쪽으로 텔아비브 해변을 따라 신 시가지가 보인다. 오른쪽에 가장 우뚝 솟은 건물은 야포의 성 베드로 수도원 성당의 종탑이다. 요즈음은 이슬람 여인들이 산책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오늘은 동네 산책길 대신 바닷가 산책로를 걷기로한다. 일요일에 밖에 나오는 사람들은 퇴직자 아니면 그리스도 교인..

나의 이야기 2021.03.01

꽃구경3-짧은일기

아네모네 꽃을 보려면 남쪽이 좋다. 화창한 봄날에 베이트 구부린 국립공원을 방문하니 칼라니트 (아네모네 꽃의 히브리말)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그 짙은 붉은빛에 취해 어지럽다. 오늘은 아몬드 꽃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매화처럼, 벚꽃처럼. 활짝 핀 아름다운 꽃. 아론의 지팡이에 돋아난 싹. 꽃을 피운 그 나무다. 이른 봄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 이스라엘에서는 보통 1월 말부터 피기 시작한다) 새 생명과 희망을 상징하는 나무로 부활을 상징하는 나무. 꽃말은 "진실한 사랑 , 기대, 희망 "이라고 한다.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말씀은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약속을 상징하는 의미(예레미아 1:11,12)로 알려져 있는 나무다. 정월 대보름 , 오늘의 일상탈출은 희망의 날로 정하고 싶다. 아몬드 나무 아래서 자..

일상 탈출 2021.02.27

광야의 샘-짧은 일기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어린 왕자. 비가 그치고 청명해진 날씨 오늘은 광야 길로 나선다. 유대 광야가 품고 있는 샘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봄이 왔다. 들꽃들이 얘기를 시작한다. 아름답다. 문득 떠오르는 성경 구절 ,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마태 6:29)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이처럼 입히시거든 (마태 6:30 중에서)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말아라."(마태 6:31) 예수님의 이 말씀은 꽃이피는 봄날 바로 지금, 이 아름다운 계절에 하신듯하다. 그리고 생각나는 시, 박두순 "꽃을 보려면 " 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도 꿇..

일상 탈출 2021.02.22

산책길 3-짧은 일기

비 소식이 있어 미리 길을 나서니 사람들이 없다. 여유 부리며 산책 길 동네 담장의 예쁜 꽃들과 야생화들을 초대해 본다. 며칠째 일기예보는 화요일부터 비 소식을 알려왔다. 비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 산책길에 나서본다. 오늘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른 꽃들이 나를 봐달라고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들을 본다. 돌아오는 산책길에 만난 귀하디 귀한 보라색 아네모네. 사순절의 시작을 알려주는 듯. 회개와 속죄를 나타내는 색, 큰 의미로 다가온다. 오늘은 김용택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어울리는 날이다. "오! 봄이여! 꽃구경 가다가 날 저물어 길 잃고 나는 너를 얻었네." 중에서 한송이 보랏빛 아네모네는, 돌아오는 산책길에 발에 밟히듯 , 나에게로 와서 의미가 되었다.

나의 이야기 2021.02.17

꽃구경 2-짧은일기

꽃구경하던 날. 예쁜 꽃들을 보며 오랜만에 참 좋았다. 맑은 하늘과 푸른 들판 오솔길 사이로 꽃들이 희망을 주었다. 40일 만의 외출. 성경적으로 40일은 어떤 일을 위한 꼭 필요한 만큼의 인내의 시간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봄소식을 위해 집콕 생활 40일이 필요했을까!! "그 꽃"이라는 시가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선생의 시다. 꽃을 바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견디고 있었던 모양이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을 보기 위해. 꽃구경을 하다 보니 가장 아름다운 꽃은 역시 아기 사람. 지칠 줄 모르고 달려 나가는 생동하는 꽃. 두 살 밖이 우리 손자 우주. 우주가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나의 이야기 2021.02.14

꽃 구경-짧은 일기

날씨가 좋아 꽃구경을 나섰다. 40일 만에 일상 탈출이다. 유난히 참을성이 없는 이곳 사람들. 봉쇄가 풀리자 모두들 야외로 소풍을 나선 모양이다. 평일임에도 주차장엔 자동차로 가득하다. 아직 학교와 유치원이 열리지 않아 모두들 야외로 소풍을 나온듯하다. 아이들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꼬맹이들과 엄마 아빠가. 초록빛 들판을 보니 이젠 완전한 봄이다. 시클라멘(히브리말 - 라케페트 ) 언덕에 올라서니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시클라멘 사이로 새빨간 아네모네(히브리어- 칼라니트)가 조화를 이룬다. 이쯤 되면 광야엔 들꽃으로 수를 놓은 양탄자가 되어 있을 듯하다. 다음 주에는 광야로 나가 봐야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

나의 이야기 2021.02.11